금감원 ‘소비자 경보’ 올 들어 15건, 6년만에 최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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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소비자 경보’ 올 들어 15건, 6년만에 최대, 왜?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10.1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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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 발생 예방을 목적으로 도입된 금융감독원 '소비자 경보'의 올해 발령 횟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모펀드 사태를 비롯한 대형 금융사고가 빈번해지면서 소비자 경보성 차원에서 자주 발령된 탓도 있지만 금감원 내부적으로 발령 기준을 완화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선 게 큰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 소비자 경보는 감독·검사부서와 소비자보호부서에서 소비자 경보 발령내용을 발굴하고, 발견 시 제도 운영부서와 발령 여부를 협의 후 최종적으로 발령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 18일까지 발령된 총 15건의 소비자 경보가 발령됐다. 매월 평균 1.5건 발령된 셈으로  지난해 연간 발령건수(4건)를 이미 3배 이상 넘어섰다. 소비자 경보 시스템이 도입된 2012년부터 따져봐도 2014년(20건) 이후 가장 많이 발령 건수다.

발령 내역은 '코로나19' 관련 경보가 15건 중 4건이었다. 그동안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았던 ▲주식 리딩방 피해 ▲대포통장 ▲작업대출 관련 주의 사항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 경보 발령 건수가 대폭 증가한 주된 이유는 사건이 크게 늘어났다기 보다 '발령 조건'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완화됐기 때문이다.

당초 소비자 경보 발령은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 건수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가령 매주 30건 이상 민원이 발생하면 '주의' 단계, 100건이면 '경고', 200건 이상이면 '위험' 등급을 발령했다. 그렇다보니 소비자 피해 가능성은 있는데 관련 민원 건수가 모자라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지 못한 사례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올해 4월부터 기존 정량적 조건을 대폭 완화하고 정량적 조건에 미달하더라도 사안에 따라 발령할 수 있도록 '정성적 기준'을 추가했다.

정량적 조건에서 민원건수는 주 당 10건(주의), 30건(경고), 50건 이상(위험)으로 종전 대비 최대 6배 이상 완화됐다.  정량적 조건에 미달하더라도 소비자피해 확산 속도 및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하는게 정성적 제도다. 정량적 기준이 충족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선제적으로 시장에 경고 시그널을 내보내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목적이었다.

실제로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 4월부터 발령된 소비자 경보는 총 11건으로 올해 전체 발령건수의 73.3%에 달했다. 특히 4월과 5월 두 달 동안에만 5건이 발령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실상 정량적 기준에 의해서만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는데 민원이 적지만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시그널이 필요한 사안이 있었다"면서 "언론보도나 금융권 전반에서 우려를 나타내는 사안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와 협의 후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월부터는 금감원 전 부서에 '소비자 경보 업무 매뉴얼'을 배포해 실무 부서에서 소비자 경보 여부를 판단해 신속하고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를 더했다. 해당 매뉴얼에는 소비자 경보 발령 기준과 절차를 명시해 실무진 선에서 수월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이해를 도왔다.

이는 감독기관이 직접 경고 시그널을 내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껴 소비자 경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라는 해석이다.

기존에는 소비자 경보를 선제적으로 내리면 관련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발령 타이밍을 놓쳐 금융사고가 발생해도 지적을 받기 쉬우니 실무자 입장에서는 소비자 경보 발령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공식 매뉴얼에 따라 발령 여부를 결정하면 실무진 선에서도 부담이 줄어들고 좀 더 기민하게 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발령을 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성적 기준에 의해 발령이 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발령할 수 없어 유관부서 간 조율 후 최종 발령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소비자 경보 발령이 적다는 지적에 대한 개선책"이라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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