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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판례] 실제예금주 아닌 예금명의자의 예금인출 시도 "사기 아니다"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2019년 08월 12일 월요일 +더보기
실제예금주가 아닌 예금명의자가 은행을 상대로 예금반환소송을 내고 패소했더라도 사기미수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처벌을 위해서는 은행과 실제예금주 간에 ‘실제예금주에게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합치가 있어야 한다는 판결이다.

A씨는 지난 2001년 B씨와 함께 **은행에 찾아가 A씨 명의로 개설된 통장에 B씨의 돈 3억여원을 예금했다. 당시 B씨는 은행직원에게 ‘인출은 나만이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A씨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해당 직원은 전산시스템의 비고란에 ‘B씨 예금, 인출예정’이라고 입력했다.

이후 A씨는 은행을 상대로 자신 명의로 된 계좌의 예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소장을 접수해 법원을 속여 예금을 편취하려고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에서는 “B씨가 예금명의자는 아니지만 실제예금주로서 B씨와 은행 사이에는 예금반환채권을 B씨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는 판결이 나왔으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8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이 같은 판결은 뒤집혔다.

재판부는 “B씨와 직원의 대화내용이나 입력내용에는 은행과 A씨 사이의 예금계약을 부정하는 내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므로 은행직원의 답변과 입력내용의 취지는 B씨가 A씨 명의의 예금통장과 거래인감인 A씨의의 인장을 소지하고 예금의 인출을 요구하면 예금명의자가 아니더라도 예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사정만으로는 은행과 B씨 사이에 실명확인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뤄진 A씨 명의의 예금계약을 부정해 예금명의자인 A씨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B씨와 예금계약을 체결해 B씨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 사건 예금의 예금주는 명의자인 A씨이라고 할 것이어서 A씨가 예금지급 청구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것은 사기미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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