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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유저 사망시 구매한 수천만 원 아이템 상속 될까?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2017년 11월 27일 월요일 +더보기

게임이 여가 생활의 한 축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면서 수 백, 수 천만 원의 아이템을 현금 결제하는 고액 이용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한편에서는 게임 이용자 사망 시 계정 상속 여부를 놓고 게임사와 유가족 간에 갈등이 불거지기도 한다.

최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고액의 게임 이용자 사망 후 유가족이 게임사측에 계정 상속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사례가 발생했다.

창원시 광화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얼마 전 가족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는 아픔을 겪었다. 고인은 평소 N사의 인기 게임을 즐겨했던 터라 사용하던 계정에는 아이템과 게임머니가 상당액 남아있는 상태였다. 고인이 이 계정을 이용해 게임을 한 기간은 8년 정도 됐으며, 계정을 통해 지불한 금액만 수 백만 원에 달한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김 씨에 따르면 한 동안은 기존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게임을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고인의 주민등록이 말소되면서 계정에 로그인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김 씨는 “고인이 계정에 들어간 비용만 수 백만 원이 넘는다”면서 “현재는 주민등록이 말소되면서 로그인조차 되지 않고, 사용하지 않은 아이템 등 남은 재화도 환불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가족이 계정을 상속 받기 위해 가족증명서와 사망신고서를 제출한다 해도 게임사는 불가능하다고만 한다”며 “일반적으로 채무관계 등에서도 권리나 의무 등은 상속자가 찾을 수 있는데, 게임사가 임의로 만든 약관을 내세워 로그인 권한조차 주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 게임업계 “상속 가능 여부 상황 따라 달라” vs. 법조계 “게임사 결정 문제 있어”

사례처럼 고가의 아이템을 구매한 게임 이용자가 사망해도 계정을 상속을 받기까지 절차가 복잡하거나, 게임사의 정책에 따라 상속 자체가 원천 차단돼 유가족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게임 업계는 상황에 따라 상속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상의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권은 게임사가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C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는 이용자에 대한 개인정보가 확보된 상황이라 필요시 추적이 가능하지만 개인정보를 받을 수 없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넥슨 관계자는 “당사의 경우 PC온라인 게임 성인 유저분이 사망하면 직계 가족 중에서 계정 명의이전을 신청하면 상속이 가능하다”면서 “명의이전 신청 이후 관련 절차에 따라 상속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당사는 PC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모두 계정 상속은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본인 확인 등의 절차는 거쳐야한다"고 답변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 유저가 사용하는 콘텐츠는 소유권과 사용권으로 구분하는데, 게임사의 디지털 콘텐츠는 사용권이 부여되는 부분”이라며 “기본적으로 상속의 대상이 되려면 소유권이 인정돼야 하는데 게임상의 콘텐츠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속이라는 것 자체가 법률상 재산의 권리인데, 현재 현행 법률이나 판례에서 보면 게임 아이템을 재산에 대한 권리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게임 아이템은 상속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법조계는 게임사가 임의로 약관 등을 통해 상속 가능 여부를 규정해 놓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서로의 조태진 변호사는 “만약 이용 약관에 상속이 불가능하다고 명시했다면 불공정 약관에 대한 논란이 소지가 있다”며 “게임의 경우에는 특정한 주체만이 향유·행사할 수 있는 권리인 ‘일신전속권’을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용권과 소유권 구분으로 인한 상속 가능 여부 문제는 고액의 헬스장이나 골프장 회원권 등에서도 종종 불거지곤 하는데 대부분 약관 등에서 상속이 불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상속의 권리가 없다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 역시 “상속이라는 것은 강행 규정으로 사람이 죽으면 권리나 의무가 당연히 승계가 된다. 물론 상속인이 채무가 많으면 포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중대한 재산인 경우에 미리 상속이 안 된다고 정할 수 있는지는 앞으로 따져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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