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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과 무상수리 협의 하나마나?...AS기사·고객센터 모르쇠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2017년 10월 11일 수요일 +더보기

세탁기 결함으로 한국소비자원과 제조사 간에 무상수리 협의가 이뤄졌지만 정작 AS기사나 고객센터에서는 이를 전혀 알지 못해 소비자에게 유상수리를 강요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조사 측은 "AS센터과 고객센터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실수"라며 향후 시정을 약속했지만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에 법적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기업들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에 사는 김 모(남)씨는 제조일이 2012년 2월인 동부대우전자 드럼세탁기(모델명 DWD-U139RP)를 지난 2014년에 구매해 지금껏 사용해왔다. 자꾸 세탁물이 찢어지는 현상이 나타나 인터넷을 찾아보니 해당 모델에 대해 '한국소비자원과의 협의를 통한 무상수리'가 진행중임을 알게 됐다.

고객센터에 연락해 무상수리를 요청했으나 품질보증기간 1년이 지났기 때문에 유상수리해야 한다고 했다. 소비자원과의 협의내용을 말했지만 고객센터 상담원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지금껏 유상수리를 진행했는데 특정 고객에게만 무상AS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결함상태 확인을 위해 방문한 AS수리기사 또한 관련 내용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계속된 항의끝에 김 씨는 결국 무상수리를 받았지만 동부대우전자의 일처리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씨는 "소비자원과 협의를 했으면서도 회사 내부에서 공유조차 하지 않은 건 AS요청 고객을 기망한 것"이라며 "협의사실 자체를 모르는 소비자들은 계속 유상수리를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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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31일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에 기재된 위해정보처리속보.

실제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5월 31일 홈페이지에 앞서 사례와 관련한 '위해정보처리속보'를 올린 바 있다.

동부대우전자에서 생산한 드럼세탁기(모델명:DWD-U139RP) 세탁조 내부에 부착된 플라스틱에서 열변형이 발생했으며, 제조사와 협의를 한 끝에 해당모델에 대해 무상서비스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2012년 1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생산판매된 제품에 한해서며, 무상수리 기간은 5월부터 무제한이었다. 이와같은 내용은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동부대우전자 측은 고객센터와 AS센터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고객센터에 확인결과 한국소비자원과 무상수리 협의가 된 것이 처음있는 일이어서 내부적으로 공고하고 알렸음에도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이 건에 대해 무상수리를 진행하고, 향후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 원인은 한국소비자원의 권고가 강제성과 제재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위해정보국 위해관리팀은 제보를 통해 접수된 사례에 대해 문제가 발견될 시 제조사와 대책을 협의하고, 결과를 홈페이지 내의 '위해정보 처리속보' 코너에 개재한다. 처리속보 결과는 홈페이지 내부에서만 확인이 가능하고, 보도자료로 배포되지 않아 좀처럼 기사화되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한국소비자원 위해정보시스템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해정보 처리속보 코너에 가보니 9월 한달간 5차례나 판매중지 건이 있었지만 조회수는 건당 1천개 정도였다. 이번 동부대우전자 건은 조회수가 640개에 불과했다.

제조사가 한국소비자원과의 협의내용을 자발적으로 지키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어떤 법적 강제력도 없다. 결국 정보를 얻기 어려운 소비자들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내용을 확인했고 동부대우전자 측에 시정을 촉구했다"며 "위해정보국에서 제조사와 협의된 사항은 기본적으로 법적 강제성은 없는 권고 차원이며 지키지 않을 시 제재수단도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강제력이 없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 국내 최대 소비자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에 법적 강제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이번 사안 뿐 아니라 품질보증기간, 내용연수 등 정한 사항을 제조사가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한국소비자원에 법적 제재수단을 갖출 수 있도록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느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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